뉘르부르크링 이고초려 마님못참겠슈
2011.11.14 13:43 Edit
오늘은 뉘르부르크링 이고초려 하는 날.
작년에 타보지도 못하고 와서 너무 원통했거든.
이틀 열심히 달리니 개방 시간에 맞춰 사정거리에 들어왔어.
뉘르에 가다(2) - 카파라치 별거 아니네
http://blog.rpm9.com/5860880

아침은 김병장 전투식량과 컵떡국으로 든든하게 먹기는 개뿔.
컵떡국은 엄청나게 뜨거운 물을 부어야 먹을 수 있어.
떡이 녹지를 않아.
먹을 수가 없어서 그냥 버림.
나 저녁 8시까지 김병장으로 하나로 버팀.

밤새 비가 살짝 오긴 했는데 독일에 이 정도는 애교.
오히려 다른 때에 비하면 이번엔 날씨가 너무 좋았지.
있는 동안 비가 거의 오지 않았으니까.
유럽 와서 이렇게 비 안 오기는 처음.

메팅엔은 아주 작은 도시인데 일명 아울렛 도시라고 불리나봐.
실제로 아울렛 시티라는 간판도 있고.
좀 오버해서 말하면 집보다 아울렛 매장이 더 많은 거 같아.
옷 사려고 겉옷을 안 갖고 갔으니 반드시 여기서 옷을 사야 했지.
휴고 보스는 망했어. 해가 갈수록 살 게 없어져.
이틀 동안 열심히 달린 덕분에 오늘은 시간 여유가 좀 있는 날.
12시에만 출발해도 충분한 거리.
여기서 뉘르부르크링까지는 한 300km 정도였던가.
사진은 쇼핑하고 떠나기 전 찍은 거.

작은 도시인데 사람 엄청 많아.
토요일이라 그런지 중국 사람들도 많이 몰려 오고.

내가 모르는 이름이 많은 거 보면 명품 브랜드가 많은 모양.

슈투트가르트 근처를 지나는 아우토반은 3차선이고
다른 지역에 비하면 노면이 너무 죽여줘.
톨게이트도 없는 아우토반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이번에 절감했어.

옛날 폭스바겐 카라벨은 리어 와이퍼가 희한했군
국도 가다 본 주유소 기름 가격.

얼케 여기가 이탈리아 촌구석보다도 싸네.

이탈리아 휴게소는 안 그런데 스위스와 독일 휴게소는 화장실에서 돈 받아.
0.50이었나 0.70유로였나.
그래서 레스트 에이리어 이용. 물론 청결도에서 차이가 크지.
여기는 되게 더러웠어.
레스트 에이리어는 일명 쉬었다 가는 곳.
...그 쉬었다 가는 거 아님.

뉘르부르크링이 가까워지면 이런 차들이 슬슬 눈에 띄지.
BMW에 링 전용차 끌고 다니는 인생이란.
뉘르부르크링으로 접어드는 국도에서는 웅크리고 다니는 차들이 엄청 많아.
얼핏 봐도 전투력이 대단해 보이지.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반대편으로 지나간 터뷸런스.
그것도 순정이 아니라
그 왜 과거에 서울 근교에서 만들었던 에어로파츠를 장착했다는.

도착.
이런 촌구석에 이런 저질 서킷을 만들어서 사람을 두 번이나 오게 만드냐.
로마에서 여기까지 대충 1,200km야. 우리 집에선 8,800km가 넘어.
그건 어떻게 아냐 하면, 네버로스트로 KOYANG 검색하면 잡혀.
좀 웃긴 글로벌 GPS.
여기서 차 몰고 가서 김포에다 반납하면 도대체 돈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도 궁금하네.
슈투트가르트 쪽에서 오니 작년과는 반대 방향이군.
노르트슐라이페라고 써진 표지판은 양쪽 길에 2개 뿐이니 잘 봐야 해.

주차장에 오면 이런 차들이 널려 있지.
줄리에타가 어깨들 사이에 있으니 너무 외소해 보이고 높아 보인다.

잠시 구경하는 사이에도 수많은 차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정신이 없다.

여긴 참 포르쉐가 많은데 박스터나 카이맨은 물론 그냥 911도 잘 없어.

이런 차들이 바글바글하지.
996 GT3 MR과 포커스 ST.
996 GT3 MR이면 맨데이 레이싱이 뉘르부르크링 24시 출전해서 우승했던 차 아닌가.
물론 정말 그 레이싱카는 아닐거고 스티커 튠인가.
사람이 없어서 물어보질 못했네.
세미 슬릭 낀 걸 봐선 적어도 트랙용 차 같긴 함.
옆에 포커스 ST는 젊은 언니들 4명이서 타고 옴.

뜬금없는 대우 레간자는 뭐야.
이 주차장에서 마티즈도 봤음.

닛산이 제공한 GT-R 소방차.
불나면 겁나 빨리 달려갈 기세.
뉘르부르크링 누비는 닛산 GT-R 불자동차
http://www.rpm9.com/news/articleView.html?idxno=4236

내가 도착한 29일(토요일)은 5시 30분~6시 30분까지만 개방.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 있음.
이제나 저제나 개방하길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여긴 뭐 차 구경하는 게 모터쇼보다 훨 낫지.
일반도로에서 보기 힘든 포드 포커스 RS가 5대나 있네.
오늘 포커스 RS 동호회 정모인가.
파란색 포커스 RS는 아주 예쁜 슬림 글래머 언니가 타고 왔는데 인기가 어찌나 좋던지.
바로 올라타고 싶었어.
포커스 RS를.

내가 한때 좋아했던 디자인의 오펠 티그라.
당근 순정은 아니지.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쪽수로 치면 골프가 가장 많다는.
여기 온 골프는 순정이 거의 없고 대부분은 다 웅크리고 다니는 애들.

포르쉐 911 GT3 RS 4.0.
보기만 해도 전투력이 GEE.
3시 좀 넘어 도착해 구경하다가 일단 숙소를 잡기로
했어.
숙소 예약 같은 거 안 하고 다녀서.
오늘부터 퍼블릭 데이라서 사람 많을 건데 방이 있을라나.
숙소는 당연히 작년에 묵었던 티에르가르텐 호텔.
물어 보니 다행히 방이 있다네.
80유로로 작년에 둘이 잔 더블룸(90유로)과 별 차이가 없군.
대신 작년에 잔 바로 앞의 별채가 아니라 차 타고 2분 정도 가야하는 또 다른 별채.
물어보니 별채가 5개래.
사빈 슈미트 누나 이제 보니 숙박 재벌이네.
참고로 여긴 퀸 오브 더 링으로 불리는 사빈 슈미트가 태어난 곳.
그린 헬 바로 옆에서 태어났으니 오죽해.
아직도 어머님 소유라네.

짐 풀고 5시 반 되기 전에 맞춰 돌아왔는데 아직도 열 생각을 안 하네.
잠시 구경하는 사이 차 두 대가 사고로 실려나감.
이제 보니 독일이래도 여기는 제 시간에 맞춰 개방하기가 힘들 것 같아.
아무래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보니.

구경하다 생각을 바꿨어.
원래는 오늘은 분위기만 보다가 내일 전용 렌트카 빌려서 탈 계획이었는데
일단 오늘 1랩만 타기로.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잖아.
혹시 비가 너무 온다거나 사고가 크게 나서 시간이 너무 지체된다거나 등등.
올해도 못 타보고 가는 건 정말 말이 안 돼.
사실 렌트카로 여기 들어가면 보험이 안 되기 때문에 금기 사항 중 하나.
비싼 차랑 사고 나거나 사람이라도 다치면
여기서 무보수로 10년 동안 표 받아야 할지도 모르잖아.
그리고 렌트카 사진 찍어서 신고하는 사람도 있다네.
그래도 살짝 맛만 보기로 했어. 딱 1랩만.
여긴 정말 희한해.
티켓 파는 아저씨가 이순재야.
세계에서 가장 험난하고 위험한 서킷이라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표를 파네.
아무한테나 막 팔아.
하다못해 운전면허증 검사도 안 해.

막상 표사서 기다리니 좀 떨리데.
그러다 어느 순간 사이렌이 짧게 울리면서 사람들이 다들 뛰어가.
때가 됐구나 싶더군.
그래서 나도 줄서서 대기 타는 중.

링 카드를 갖다 대면 차단기가 열리고 좁은 파일런 사이를 지나면서부터는 달리기 시작.
파일런의 끝을 확 꺽어 놔서 운전대를 크게
틀어야 함.
명색이 그린 헬인데 줄리에타도 전투 모드(다이내믹 모드 풉)로 돌입하고
오르막을 힘차게 올라가려는 순간 주유 경고등이 들어왔어.
기름 넣는 걸 깜빡 했네.
일반 도로면 모르겠는데 20km짜리 서킷에서는 얘기가 다르잖아.
코너 돌다 연료 쏠려서 시동 꺼질 걱정도 되고.
실제로 내 차도 주유 경고등 들어온 상태에서
행주대교 나들목 돌다가 시동 꺼진 적 있다는.
오르막을 지나 몇 개의 코너를 지나고 동영상에서 많이 본 GP 서킷 분기점에서
우회전 하려는 순간 어라 길이 막혔네.
F1이 열리는 GP 서킷으로 빠지는 거야.
이런 횡재수가. GP 서킷도 구경하네.
GP 서킷도 상당히 재미있는 레이아웃이고 고속 코너가 많다는.
GP 서킷에 들어서는 순간 줄리에타도 노멀 모드로 복귀.
괜히 기름이나 먹겠다 싶어서.
어차피 첫 랩에 무리할 일도 없고.
노멀 모드로 돌아오니 서킷에서는 나노 같드라.
그린 헬로 접어들면 첫 내리막 코너가 있는데 여기를 지나는 순간부터
힘이 들어. 저출력, 순정 타이어로 올 곳이 아니야.
살살 달렸는데도 이래.
나 같은 생초보에 저출력 차들은 라인 탈 엄두도 못 내고 우측으로 붙어 다녔음.
가면서 분위기를 살핀 결과, 처음에는 코스를 숙지하거나 잘 달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잘 비켜주는 게 정말 중요한 거야.
여긴 나 같은 초보도 많지만 무식한 차들도 많이 달리는데
뒤에서 순식간에 날아와서 코너에 박혀.
따라서 서로 안전하려면 잘 비켜줘야 해.
잘 비켜주는 요령은 일단 후방을 시종일관 주시하고
뒤에서 빠른 차가 오면 우측으로 붙어주는 거.
직선에서는 빠른 차가 대략 알아서 추월해 가지만
속도 차이가 크지 않다면 내가 우측 깜빡이를 넣어서
추월해도 좋다는 신호를 줘야해.
그리고 만약 각이 큰 코너 앞에서 나와 후방의 빠른 차가 겹친다면
깜빡이 넣고 속도를 줄여주는 게 바람직함.
그래야 서로 안전하다는.
어차피 랩 타임 재는 것도 아니니.
GP 서킷은 폭이 넓으니까 큰 문제가 안 되는데
폭이 크게 줄어드는 그린 헬은 요령이 반드시 필요함.
그린 헬로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뇌리에 강하게 박히는 장면을 보고야 말았어.
약간 각이 큰 코너로 다가가는 순간 뒤에서 뭐가 날아오는데
코너 앞에서 땅에 박히듯 멈췄다는.
아까 주차장에서 본 996 GT3 MR.
그리 폭이 넓지 않은 곳인데, 뒤에서 너무 빨리 와 순간적으로 손발이 얼어붙음.
거기다 더 충격적인 것은 코너 앞에서 멈추면서의 엔진 소리.
힐앤토 하면서 어쩌면 저렇게 정확히 회전수를 맞추는지.
일반 엔진이라고 한다면, 저기서 좀만 더 올라가면 엔진 블로우 할 거 같은 느낌.
힐앤토 할 때 엔진 소리는 마치 총을 쏘는 거 같았어.
그 소리가 아직도 생생해.
결론 - 일반 데이에는 저런 애들 입장 금지 시키자.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너무 무식한 애를 만나서 석이 죽어 버렸네.
다음 날에도 더 빠른 차는 보지 못했거든.
여긴 참 묘한 서킷이고 코너가 어렵더군.
일단 고속 서킷이긴 한데 마지막 가기 전엔 직선이 거의 없어.
그리고 코너가 거의 블라인드야.
코너 전체가 보이면 대충 눈대중으로 속도를 조절해서 들어가는데
보이질 않으니 무조건 속도를 줄일 수 밖에.
그래도 헤매는 경우가 많아.
심지어는 직선도 블라인드.
동영상에서 보는 것보다 고저차가 훨씬 심하다.
오르막을 지나 뭐가 있을지 모르니 주춤하게 되고
내려올 때는 스텔비오 패스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침 삼켜서 귀 뚫어야 해.
아 뭐 이런 저질 서킷이 다 있냐.
달리다 보면 이게 서킷인지 산길인지 구분이 안 가는 곳도 나옴.
감아 돌아가는 오르막 코너는 꼭 산길 국도 같다는.
중앙선만 없을 뿐.
책자에도 나와 있어. 중앙선이 없는 국도라고.
거기다 노면의 편차가 일정치 않아.
같은 라인에서도 좌우 노면이 다르니 차가 불안정하기가 쉬운 상황.
첫 랩의 목표는 ‘그래도 한 대만 추월하자’
중간쯤 달렸을 때 목표 달성.
나보다도 천천히 가는 하얀색 5세대 골프 3도어 발견.
백인이었는데 땅 보러 나온 복덕방 아저씨처럼
담배 피면서 경치 구경하데.
근데 골프 3도어가 비켜준 코너가 약간 오르막에
역구배인 연속 S 코너라서 속도가 낮았는데도 차 날아갈 뻔 함.
이 아저씨 고수네.
운전할 때 한 눈 팔지 말자. ESC가 날 살렸다.
한참 달리니까 10km 표지판이 보이고..
참 길긴 긴데 막상 달리면 그렇게 지루하단 생각은 안 들어.
코너가 워낙 다양하고 경치도 있어서.
그렇게 달리다 역시 동영상에서 자주 본 카루셀,
그러니까 뱅크가 있고 좌우 노면이 다른 코너가 갑자기 나오는데
아 그 느낌이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
갑자기 푹 꺼져.
차가 우주선이 된 것 같은 기분.

작년에 죽 치고 앉아서 사진 찍은 2번째 카루셀을 지나면 바로 직선이 시작.
동영상에서 보면 여기서 최고속을 찍지만 현실은 속도 제한.
120, 90, 70, 이런 식으로 속도가 줄어.
난 기름 없어서 달리라고 해도 안 달릴 거지만.

정신없이 1랩을 돌았지만 기억나는 건 첫 코너와 카루셀 뿐.
여길 도대체 몇 랩이나 돌아야 익숙해지려는지.
들어갈 때 시계를 봤는데 대략 17분 걸렸어.
20분 안 넘은 거 정말 성공한 거

기름이 없어서 곧바로 주유소로 감.
주유기에도 광고한다.
로터스 엑시지 오늘만 249유로.
비싸다 생각했는데 싼 거였음.

뒤에서 기름 넣은 파나메라.
사진 찍어도 되냐고 손짓하니 뭘 그런 걸 물어보냐구 손짓.
여긴 자기 차 사진 찍어도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
어린 아들이랑 같이 왔더라구.

기름 없다고 52리터나 들어가네.
연료 탱크 크기는 60리터.
주유기를 잘 못 빼서 기름이 허벅지에 잔뜩 튀었네.
이거 땜에 며칠 동안 머리가 아파서 흑흑.
방에 와서 뜨거운 물수건으로 닦아도 냄새가 가시질 않아.

여긴 밤에는 너무 컴컴하고 나가봐야 할 것도 없어서
인터넷 좀 하려고 하니 비밀번호가 이렇게 길어.
무슨 다빈치 코드냐,
인터넷에 금칠 했냐.
속도나 빠르면 말을 안 해. 더럽게 느리면서.
근데 나중에 이탈리아에서 이거보다 두 배 가까이 긴 것도 봄.
정말 맛이 가드라ㅋㅋ
3번 만에 번호 맞췄는데 인터넷 접속이 안 돼.
이 방은 전화도 없어서 차 타구 카운터 갔는데 자기는 모른데.
할 일 없을 땐 뭐하겠어. 일이나 해야지.
어차피 써야 하는 업! 시승기 2시까지 쓰고 잤다는.

아침에 김병장 먹고 아무것도 안 먹어서
왕뚜껑 먹으려고 차타고 물 얻으러 갔는데
뜨거운 물 달라니까 큰 컵에다 찰랑찰랑하게 주네.
이걸 차로 공수하는데 안 넘치려고 아주 쇼를 했네.
조낸 불쌍하게 살았어.

아주 잘보고, 잘 읽었습니다.
저도 여유만 되면 가보고 싶은데, 정말 부럽습니다.^^
*위에 댓글 쓴 사람은 인격형성이 덜됐나 봅니다..아마도 부러워서..^^
URL 주소에 blog라고 써있는데, 굳이 딴지거는 이유는 몬지..ㅎㅎ